비록 결과가 나쁘다 하더라도, 결과에 이르는 과정이 그럭저럭 괜찮았다면, 다음을 기약해볼 수 있는 노릇이다. 하지만, 결과도 형편없거니와 그 과정마저 참담하다면? 희망을 기대하기란 실로 요원할 것이다.
어제 치러진 재보선에서 민주당은 3:5로 완패했다. 민망한 결과다. 민간인 불법사찰, 리비아 국가원수일가 무단 첩자질, 한나라당 의원의 성희롱 파문, 스폰서 검사 파문, 총리실의 초법적 행태 등등, 이명박 정권의 더러운 이면이 백일 하에 드러난 상황 속에서, 야권으로선 질래야 질 수도 없는 선거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야권성향이 짙었던 인천이 한나라당으로 돌아섰고, 열우당계 텃밭이었던 충주에서는 MB맨 윤진식이 더블스코어로 당선됐다. 세종시 여파로 한나라당의 무덤이라고 여겨졌던 충남의 천안에서는 한나라당 후보가 여유있게 당선됐다. 4대강 전도사, 안하무인 실세 이재오도 20% 차이로 가뿐히 생환했다.
3:5로 완패한 재보선 결과를 놓고 정세균은 '국민의 뜻을 겸허히 수용하겠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단일화가 늦어진게 패인이다'라고도 했다.
제정신이라고 볼 수 없다. 민주당, 아니 정세균이 공천한 후보들 면면을 보라. 죄다 일천한 경력의 정치꾼들 뿐이다. 전직 산자부장관 대 국회의원 보좌관출신 전업 정치인. 당신이라면 누구를 찍겠는가? 각종 비리로 인해 총리 자리에서 낙마한 할머니가 아무 연고도 없는 당신의 동네에 출마했다면? 인천하고는 전혀 연고도 없는 서울시의원 출신이 난데없이 인천 선거구에 출마했다면? 당신이 진정으로 냉정한 사람이라면 야당이라고 무턱대고 찍어줄텐가? (인천의 경우 대표적인 정세균의 사천私薦 지역구로 꼽힘)
결과가 형편없다. 과정은 더욱 형편없다. 그렇다면 누군가는 반드시 책임을 져야한다.
가슴깊이 우러나오는 분노감, 참 오랫만이다. 가슴 깊숙한 곳에서 심장이 쿵쾅쿵쾅 거린다. 공짜로 떡주고 뺨맞은 꼴이니, 억울해서 견딜 수가 있나. 소통의 miss라고는 해도, 황당해서 말이지.
엿같은 세상, 사람이 꾸역꾸역 살아가는 이유가 뭐냐면, 그게 바로 자존감이고, 또 남으로부터 최소한의 인정을 받아야 살아갈 수 있는거다. ㅅㅂ 무료로 죠낸 봉사하고, 답례로 욕을 받다니 정말이지, 말도 안 나오네. 거기다 사돈인데, 기런 식으로?
아.. 왜 사는지 모르겠다. 다자이 오사무 全 작품 번역하고 자살하겠다고 결심하고 지금까지 살고 있는데, 그게 뭐 그리 대단한 목표인지도 이제는 전혀 모르겠다. 그냥 개돼지처럼 이름없이 죽든, 이명박처럼 靑史에 길이 이름을 남기고 가든, 어차피 죽으면 매한가지인데 말이야.
지금까지도 여태 보람없는 삶이었지만, 자기 편한대로의 오해때문에 무척이나 보람 없어지는 하루다. 요즘 들어서 '오늘 죽어도 괜찮을 것 같다'하는 날이 잦아졌는데, 덕분에 하루 추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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